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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에서 질서로-하나의 잡설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8172 작성일 2015-07-04 15:06 조회수 2118

루마니아 태생 멀치아 엘리아데라는 종교학자가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거주하는 거주지나 경작지는 질서(cosmos)를 의미하고, 경작되지 않는 미지의 땅은 혼돈(chaos)의 영역이라고 보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고 익숙한 것은 질서(order)로 보고 편안해지며, 새로운 여행지나 낯선 지역은 불안해집니다. 이러한 엘리아데의 아이디어를 피터 버거라는 지식사회학자는 사람들이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ordering, or nomizing activity)으로 해석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나름대로 세계를 구축해 나갑니다. 이렇게 구축된(constructed) 세계는 가시적인 것일 수 있고 비가시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버거는 상징적 우주(symbolic cosmos)라고 불렀는데, 이렇게 내가 또는 우리가 구축한 상징적 우주에 거주할 때, 우리는 맘이 엄청 편안합니다. 

개인적 삶이나 사회적 삶에서 진보와 보수는 항상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젊을 때는 일반적으로 진보적이었다가 나이가 들면 보수적으로 됩니다. 생활이 안정되고 나름대로 만족하면 불만족은 없겠죠. 나이가 들면 그렇게 별탈없이 살다가 죽는 것이 좋죠. 사회적 비평을 하면 불만에 가득한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죠. 진보적인 사람들에겐 현재의 상황이 혼돈으로 보이고, 보수적인 사람들은 현재의 상황을 질서로 보는 것이죠. 현재의 삶에 자족하는 것과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것은 우열을 따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좀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그러한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을 돌아보는 것은 가히 나쁘진 않겠죠.

이른바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는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혼돈의 시기였고, 제자백가들이 나와서 온갖 좋은 설, 잡동사니 설을 다 풉니다. 이러한 다양한 사상적 형성 또는 창조는 나중에 공맹사상으로 평정되었지만, 공맹사상만이 영원한 정통은 아니죠. 그리스에서도 소피스트들이 나와서 온갖 설을 다 풀었는데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튼이 나와서 이런 사상들을 평정하게 됩니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도 플라톤의 이단아이긴 하지만요. 소크라테스야말로 인간에 대한 관심을 누구보다 깊이 성찰한 사람이라서 자 하늘의 별이나 저 푸른 바다보다는 인간됨이 뭔지  먼저 살펴보라고 해서 인간화의 길을 터준 분이고 공자님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설파했는데 다 혼돈에서 질서를 구축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한국에서 [혼돈에서 질서]라는 물리학 책이 인기를 끌었는데 다들 읽기는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놓고 읽지 못하고 버리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이런 물리학적 사실을 사회에 적용하자는 주장들이 많았죠. 저의 상징적 세계는 아침마다 거품우유로 커피 만들어 마시고, 아이파드로 매일 좋아하는 음악듣고, 일하고, 친한 친구들과 매 주말 만나 잡담하는 등입니다. 여러분의 상징적 세계는 무엇입니까? 개인이든 사회든 무엇인가 혼돈을 경험하면 새로움을 꿈꾸게 되고 현재의 status quo가 만족스러우면 그것은 질서가 잡힌 상징적 세계 또는 우주가 아닐까요? 예수 선생은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처럼 일찍 방황을 했고, 석가 선생도 중년의 위기를 경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진정한 자기(self)란 무엇인가를 고민한 융 선생도 프로이트와의 결별이후 심각한 삶의 혼돈, 즉 중년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는 사회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애국이란 무엇인가?에 질문을 던지며 삽니다. 질문은 답변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질문하는 인간은 진주를 못알아보는 돼지가 아니라는 예수 선생의 문제제기이기도 합니다. 정착민으로 정주하는  것이나 유목민으로 떠도는 삶의 모양새는 언제나 우리 삶의 양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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