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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축하한다' 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이유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9668 작성일 2016-12-09 19:29 조회수 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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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탄핵표결 결과가 나오기 여섯 시간 전 쯤 에드먼튼에 있는 한인식당 'Korean Grill' 에서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야기가 나왔는데 싸르니아는 그 자리에서 "230 표 이상으로 탄핵안이 가결될 것" 이라는 예측을 했다. 


정보분석에 기반한 과학적 예측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예측숫자가 맞았다 한들 별 의미는 없지만, 그 날 밤 잠을 깨운 두 건의 카톡이 싸르니아의 기분을 묘하게 했다. 한국의 지인이 현지시간 오후 4 시 경 (에드먼튼 시간 자정 경)에 보낸 그 두 건의 카톡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234 대 56" "대한민국 만세" 


싸르니아가 그 카톡을 받고 다시 잠자리에 든 지 한 시간 쯤 후, 


고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두 가지 중요한 일을 침착하고도 신속하게 처리했다. 


그 하나는 최재경 민정수석비서관의 사표를 보류 18 일 만에 전격 수리한 후 그 자리에 '세월호 특조위 깽판꾼'으로 유명한 초강경 친박 법조인 조대환을 임명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국무위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이제부터 자신이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되도록 최선을 다해 대통령 직무에 화려하게 복귀하고야 말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강력한 시사성 회동자리를 마련한 것 이었다. 


국회 사무처 의안과장 일행을 태운 승용차가 청와대 영풍문을 통과하여 위민관에 도착,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탄핵소추 의결서 사본을 전달한 시각은 이 날 저녁 7 시 3 분 이었다. 대통령은 탄핵표결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접수하자마자 국회 직원들이 의결서 사본을 들고 청와대에 들이닥치기 전에 두 건의 중요 인사 결재와 국무위원 소집 회동이라는 사전 계획된 행사를,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일사천리로 처리한 것이다. 


국무위원 소집 회동은 박근혜 대통령이 늘상 거의 모든 시간을 숨어지내는 관저가 아닌 본관에서 이루어졌는데, 앞으로 헌재 판결이 날 때 까지, 혹은 그 결과에 따라 영원히 못 들어오게 될 본관에서 국무위원들을 맞이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은 어느때보다도 밝고 환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일단 탄핵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일단 즉각 퇴진 위험으로부터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 기간을 기약할 수 없는 헌재재판과정에서 반격할 시간을 벌게되었고, 헌재판결보다 그 조사기간이 짧을 수도 있는 특검을 의전상 대통령의 신분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만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각 퇴진이란 곧바로 민간인 신분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고, 신분전환은 구속수사와 직결되므로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죽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그 위험으로부터 벗어났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일단 탄핵에 대한 헌재의 재판절차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시민항쟁의 목표가 일정 부분 성취되었다는 착시현상이 일어날 것이므로 그 착시현상이 확산되는 범위만큼 항쟁동력이 삭감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혜 사태가 폭로된 초기 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을 선호하는 듯한 시사를 하다가 중반 이후 마치 자기가 탄핵보다는 조기 명예퇴진을 더 바라고 있다는 듯한 연막전술을 구사하는 교활함을 보이기도 했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는 즉각 퇴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일정과 결과가 미리 정해져 있는 명예퇴진 조차 전혀 관심이 없었다. 될 수 있으면 그냥 뭉개고 임기를 마치고 싶었던 것이었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 과정이 길고 obstacle 이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탄핵을 해 보라는 게 본심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명예퇴진을 마다하고 탄핵을 줄곧 선호해 왔던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행동동기를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해서는 전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싸르니아가 몇 번 반복해서 이야기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장기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당장 눈 앞에 닥친 위기를 모면하는 단기 전술로 이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면 그의 행동동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통령, 또는 정치인으로서의 명예보다 안위에 더 집착해 왔다. 여기서 말하는 안위란 지극히 일차원적인 일신상의 안위를 말한다. 그저 편안한 생활여건과 자기를 모셔 주는 의전, 그의 정신병리학적 특징인 obsessive compulssive personality 나 결벽증세 등과 관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언젠가 지방자치단체 연두순시를 하다가 해당 단체장실에서 휴식을 취한 적이 있는데 당시 청와대 경호실이 그 단체장실의 화장실 변기를 모조리 뜯어내고 새 변기로 교체했다는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그 해당자치단체는 인천광역시였고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단체장은 지금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송영길 씨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른 사람과 저녁식사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선생님으로 평생을 모시고 살았던 최순실 씨하고도 저녁식사는 함께 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를 죽어라고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대통령 자리 자체에 무슨 미련이 있어서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정치적인 이유라면 오늘 (탄핵 직후 벌인 인사조치 등) 과 같은 비정상적인 결정은 나올 수 없다. 


비정상적인 행동 중에는 조대환 같은 어처구니없는 인물을 탄핵이 가결된 직후에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한 것도 포함되고, 지난 11 월 8 일 느닷없이 국회를 찾아가 굴욕적인 대접을 받아가며 한 번 봐 주십사 굽신거린 예상밖의 기행도 포함된다. 


이 두 가지 뿐 아니라 나열하라면 백 개도 넘을 이상한 행동들은 하나같이 대통령 또는 정치인 박근혜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이라기보다는 정신에 문제가 있는 어느 개인이 자신의 일상의 안정적 지속을 깨는 외부의 압력에 저항하고 대응하는 수준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를 더 망연자실하게 만든다. 


탄핵가결을 축하하기 전에, 


저 사람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그 해괴망측한 행동들의 이유에 대한 합리적 추론과 사실정보에 도달하면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다시 한 번 좌절과 불면에 빠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단군이래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공포영화 비슷한 엽기극이 앞으로도 몇 달 더 상영될 것을 생각하면 모골이 다 송연해 진다. 


차라리 독재자와 싸우고 있다면 이런 불길한 예감은 들지 않겠지만, 영혼이 비정상인, 즉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사람이 대통령 자리를 점거농성하고 있는 바람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단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면 너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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