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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작성자 Terry     게시물번호 -4513 작성일 2006-08-20 07:56 조회수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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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무렵부터 진보예술운동 진영에 서서 사전 심의를
거부한 채 '아,대한민국''92년 장마, 종로에서'등을 발표하고
양심수를 위한 공연, 자유 콘서트, 가깝게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강제징용 희생자 추도 콘서트, 탄핵규탄 집회등 주로
거리에서 노래해 온 정태춘 박은옥부부가 데뷔 27년되는 해이다.

"'떠나가는 배'처럼 서정적인 노래만 불렀으면 우리에게
거부반응 느끼는 사람은 없었을 것"임은 알고 있지만 이들
부부는 고집스럽게 우리시대와 사회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그의 '가요의 검열제 철폐운동'이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가요들의 가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관념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중의 하나인 이 곡은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로부터 전면 개작의 판정을 받았고,
음반사에서 '탈춤의 장단'을 '생명의 장단'으로, '번민'을
'사색'으로, '고독의 친구, 방랑의 친구'를 '자연의 친구,
생명의 친구'로 몇 부분을 적당히 고쳐 심의에 통과했다.



시인의 마을/정태춘


창문을 열고 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
당신의 텅 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

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
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 가쁜 벗들의 말 발굽 소리

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이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가는
고행의 방랑자 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 테요

우산을 접고 비 맞아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
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 주리오
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 동무 돼 주리오
어린 시인의 벗 돼 주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이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방랑자 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 테요

(197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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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 정태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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