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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귀염둥이 비즈니스 클래스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5958 작성일 2012-12-01 22:08 조회수 5683

 

유튜브는 펌

Susan Jacks 의 Evergreen 은 플레이가 세 번 반복되는군요.  조용한 음악이지만 볼륨을 낮추어 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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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는 형편이 여의치 않은 생계형 여행자입니다.

하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엔 언제나 이렇게 큰소리로 외치곤 한답니다.

 

Fly Classy !!!  o/

 

무슨 말이냐고요?

우아하게 비즈니스 클래스 타고 떠날거라는 선언입니다.

 

사실 

형편이 여의치 않은 생계형 여행자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여행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 입니다

여행경전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이 형편이 여의치 않은 자가 비즈니스 클래스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여행경전에서는, 결코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싸르니아님은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 한 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해내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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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해내고야 마는 훌륭한 싸르니아님 

이번에도 해 냈다고?

아이고 훌륭해라,,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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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돈 내고 탄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 입니다.

 

우리 동네에서 대한민국을 거쳐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은 

6000 달러 정도입니다.

 

6000 달러 내고 비행기를 타면,

기압이 낮은 고공에서 홧병으로 심장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하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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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비즈니스 타러 !! (Business Air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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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30-300 기종입니다.

색동이항공의 주력기종인 이 기종에는 퍼스트 클래스가 없습니다. 

호랑이 없는 굴에서는 토끼가 왕이듯이

퍼스트 없는 비행기에서는 비즈니스가 최상위 클래스입니다.

 

색동이항공 미국 동부노선과 유럽노선에는 비즈니스 위에

비즈니스스마티움, 비즈니스스마티움 위에 퍼스트, 퍼스트 위에 퍼스트 스윗이 층층시하로 있습니다.

 

즉, 색동이항공에서 비즈니스란

다섯 개 클래스 중 그저 네 번째를 차지하는 소박한 귀염둥이일 뿐인데,

인천 방콕, 그리고 시애틀 인천 구간에서는 비즈니스가 최상위 클래스 노릇을 합니다.

 

 

케빈매니저 수첩 기록…… 아마도 이런 것들이 적혀 있겠지요.

죄석수 30 . 이 날의 탑승객 11 .

전용승무원 4 . 승무원 1 인당 탑승객 비율 2.75

탑승 VIP: 극비 

탑승 CIP: 대외비

요주의 진상 승객: 0 명

환자: 0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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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가 가장 좋아하는 좌석은 bulkhead seat 입니다.

옆 자리가 비어있다면 완전히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처음 예약한 좌석은 저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미리 인터넷으로 좌석 예약할 때 보니 bulkhead seats 이 모두 예약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중간열에 자리를 잡았었지요. 근데 옆자리에 탕웨이를 닮은 아리따운 태국 여성 한 분이 와서 앉았습니다.

그랬다고 싸르니아가 기뻐했을까요?

천만에요. 비즈니스에선 비록 탕웨이가 옆자리에 앉는다해도 seat-mate 는 사절입니다.

 

즉시 승무원을 호출했습니다.

2 초도 안 돼 달려 온 승무원에게,, 두 좌석 모두 비어있는 bulkhead 로 좌석을 옮기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승무원 : “, 그렇게 하십시오, 제가 짐 옮겨 드리겠습니다^^”

 

싸르니아: “괜찮아요. 저 혼자 갈 수 있으니까 그냥 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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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수안나품 국제공항에는 특이한 제도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의 상위 클래스 이용 탑승객은 보안검색은 물론 입출국 수속 역시 특별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왜 커머셜 항공사의 상위클래스 고객을 입출국수속 같은 공공절차에서 특별대우하는건지 싸르니아의 상식으론 전혀 납득이 가지 않지만 암튼 그 나라에는 그런 제도가 있습니다.  

 

보안검색과 출국수속은 승무원-외교관 전용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입국할 때는 바로 이 프리미엄레인 카드를 제시하면 별도의 입국심사게이트를 통해 줄 설 필요 없이 신속하게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상한 건, 싸르니아가 한국-태국 노선은 한 번도 예외없이 비즈니스 클래스만 이용했는데 출국은 항상 특별하게했어도 입국 프리미엄레인카드는 지난 번까지 받은 기억이 없다는 것 입니다. 받긴 받았는데 뭔지 모르고 쓰레기통에 버렸는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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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기장 000 입니다.

잠시 후 우리 비행기는 서울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대한민국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입국과 관련해서 안내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고객 여러분께서는 세관신고서를 작성해 주시고 대한민국 여권이 아닌 외국 여권으로 여행하시는 고객님께서는 입국신고서도 함께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기장 000 입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되셨는지요?.  잠시 후 우리 비행기는 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 도착하겠습니다.  커피의 도시 시애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미국 입국심사와 관련해서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모든 고객 여러분께서는 세관신고서를 작성해 주시고 미국 시민과 캐나다 시민, 미국 영주권자가 아닌 고객님께서는 입국신고서도 함께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색동이항공은 도착 직전 모니터를 통해 다양한 지압법을 보여줍니다.

두통해소 지압법, 눈의 피로 푸는 지압법, 근육피로 푸는 지압법, 멀미 안 하는 지압법 등등.

대부분의 승객들이 따라하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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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 “싸르니아 님, 저녁식사로 주문하신 영양쌈밥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싸르니아: “고맙습니다옆 자리 테이블을 가리키며, “여기다 준비해 주세요

 

승무원: “아, 그러시겠어요? 불편하지 않으시겠어요 ^^?”

 

싸르니아: “하나도 안 불편해요^^”

 

 

하나도 안 불편하다고요??  

스테이크같은 양식은 잘라 놓고 포크로 찍어먹으면 되기 때문에 옆자리 테이블에 놓고 먹어도 불편하지 않지만 젓가락질을 해야하고 숟가락으로 국을 떠 먹어야 하는 한식은…… 매우 불편하지...요.

 

읽던 책 치우고,, 저걸 다시 식탁보 째 내 앞 테이블로 살살 옮겨오느라고 무지 애 먹었어요.

식탁보 때문에 조심해서 옮겨야 합니다.

잘못해서 바닥에 우루루 떨어뜨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돌이키기 어려운 개망신이지요.   

한식은 앞에 놓고 먹어야지 옆에 놓고 먹을 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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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 “이 하얀 과자는 뭔가요?”

 

승무원: “송편입니다. 싸르니아님. 추석이라 준비했습니다. 더 드릴까요?

싸르니아: 아뇨. 됐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예요. 아이스크림 한 개 부탁해도 될까요?"

승무원: " 네, 곧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하얀 과자 안에는 꿀에 갠 깨같은 것이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색동이항공은 커피의 맛과 향이 참 좋습니다.  친환경농법에 의해 제배된 UCC 커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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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비빔밥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외인 하시겠습니까?

 

싸르니아: , 저는 지금 고난수행중이라 술을 입에 대지 않습니다.

 

승무원: ??......  , ..  그럼 대신 생수 한 잔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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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거 다 먹었으면 이제 이불덮고 디비져서,, 영화감상 할 차례입니다.

 

스토리가 기억에 남는 영화는 딱 한 개..

 

나는 공무원이다

 

코미디였는데, 영화 자체는 그저그랬지만 우리 동교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관심을 끌었지요. 오호,, 동교동 서교동 일대가 미래에 강남을 압도할 서울판 신주쿠라고요? 좋아요 ^^ 아주 좋아 ^^  

 

그렇게 해서 끝까지 보게 된 영화였는데, 연극배우 윤재문의 ‘7 급공무원 평정심연기도 맘에 들었습니다. 인상이 험해서 형님 역만 잘 할 줄 알았는데 연기력에 내공이 있는 것 같군요.   

 

색동이항공이 돋보이는 점 한 가지는, 어떤 클래스를 막론하고 좁은 통로에서 면세품카트를 밀고 다니면서 면세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그냥 좌석 포켓에 비치되어 있는 카탈로그에서 손님이 원하는 경우에만 주문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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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에게는 소박한 꿈이 한 개 있습니다.

 

언젠가 멀지 않은 훗날, 전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평등하게 개조한 색동이항공 기내에서,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의 아들들과  형편이 여의치 않은 생계형 여행자들의 딸들, 그리고 공짜 일등석을 타고다닌 전직 대통령의 자손들이 함께 앉아 우애를 나눌 수 있는 그 날이 오리라는……  

 

혹시 워싱턴 DC 링컨기념관 앞에서 연설하게 될지도 모르니 영어로도 작성해 보겠어요. 명연설 리드가 될 수 있도록 어색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세요~~  

 

 

I have a dream......

that one day on the flight of Asiana the sons of former poor backpackers and the daughters of former barely affordable business travelers and the grand children of ex-president who got the free first class ticket because he only had 290000 won in his bank account will be able to sit down together at a flight of brotherhood, or sisterhood what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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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밤 방콕을 출발한 비행기가 대한민국 영공에 진입하는 순간 동이 터 오르고 있습니다.

잠시 후 비행기는 제주도 상공을 통과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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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2012-12-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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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기는 원래 계획이 없던 것이었으나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클래스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서서 사진 몇 장과 함께 작성해 보았습니다.

돈내고 타실 생각은 하지 마시고 (죄악 수준입니다) 스타얼라이언스, 특히 에어로플랜 의 국적기보다 유리한 마일리지 보너스를 적절히 활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토마  |  2012-12-0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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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재밌는데요? 저도 오버부킹된 비행기에서 first class를 타본 추억이 떠오느네요. (이층에 그런곳이 있을줄이야...) 사르니아님 여행기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요즘 로긴하기가 얼마나 귀찬은지, 인사는 못드렸네요. 내년엔 저도 캄보디아 및 베트남여행을 추진해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clipboard  |  2012-12-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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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듣던 중 반가운 말씀입니다. 베트남은 저도 내년에 계획하고 있지만 가 보지 않은 곳이라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고, 캄보디아, 특히 앙코르 제국 유적지는 꼭 가 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자녀분이 계시면 동반하면 더 좋겠지만 현지 날씨나 여건이 열악한 점이 있어서 가족동반보다는 혼자가 홀가분합니다. 한국 여권이라면 베트남은 15 일까지 비자가 면제인데 캐나다 여권이라면 비자가 필요합니다. 캄보디아는 무조건 비자가 필요한데 20 불 플러스 알파 내야 합니다. 알파는 급행료 또는 뇌물인데 안 줘도 비자는 줍니다. 베트남 호치민 시에서 프놈펜을 거쳐 씨엠립까지 육로 이동 가능합니다. 이 구간은 한국인들이 우등고속버스를 운행한다고 하네요.

westforest  |  2012-12-0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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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훌륭한 후기입니다.
저는 언제나 비행기 오래 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게 이코노미였는데도 좋았으니 비지니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제 스타얼라인언스 마일리지가 쌓이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이 좋습니다.
사르니아님의 따뜻하면서도 심플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그간 마일리지 쌓인 것처럼 쌓인 내공이 대단하군요^^

clipboard  |  2012-12-0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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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비행기여행의 추억은 이코노미에서 많이 남습니다. 비즈니스 타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기억에 남는 건 별로인듯 해요. 그건 비즈니스에선 사람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일 것 입니다. 저는 비행기 안에서 산책을 많이 하면서 비상구 부근에서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비즈니스에선 그럴 일이 없지요.

그나저나 쿠바에 한 번 가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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