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만가(輓歌)
작성자 안희선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753 작성일 2008-10-18 21:44 조회수 916
만가(輓歌) / 안희선            차라리   혼절(昏絶)이나 해 버릴 것을 풍차(風車)에 실린 들녘의 바람이 목 조이려는 몸짓으로 윙윙거린다 가을비에 씻긴 논두렁은 드러난 그 모습만으로도 핏기 하나 없는데 어느 농가의 장례식에서 울음 참았던 모진 아픔이 그예 볏짚처럼 누워버리고 무언(無言)의 참대숲은 우수수(憂愁愁) 조문(弔問)을 한다 가식의 밥 숫가락, 오늘도 입 안을 들락거리고 오열(嗚咽)은 이제 막막한 심호흡으로 가녀린 묵주(默呪)를 집어 삼킨다 보려했던 눈과 말하려했던 입과 들으려했던 귀가 죽은 자(者)의 얼굴 위에 기억으로 머물러있어 애처롭기만 한데, 최후로 뿌려진 순백색 빈민(貧民)의 선혈은 변색(變色)치 않는 태양의 빛 그러나 그것은 초라했던 삶을 비추어 어두운 언덕 저 너머로 사라지는 빛 그래도 그래도 황금의 심장을 가진 자들은 오늘도 쌀직불금(直拂金)의 착복을 감추며 빈사(瀕死)의 들녘에서 축배를 든다 망각에 익숙한 탄식만이 침체(沈滯)로 가득한 이 암담한 정경 피골(皮骨) 드러낸 외로운 혼(魂)들이 소박한 분노를 침묵의 땅에 묻어버리면, 어이없는 슬픔 달래듯 파랑새 한마리가 고독한 하늘을 가슴으로 품는다 빈 들에는 이제 아무도 오려 하지않는데 누구도 거들떠 보려하지 않는데, 참대숲만 바보처럼 홀로 노래 부르는데 * 쌀직불금 : 쌀 개방협상등으로 농민들의 삶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한 보상책으로 매년 가마 당 목표가격이 설정되고, 당해연도 실제 쌀값과의 차이를 직접지불의 형태로 경작을 한 농민에게 정부가 보전補塡해 주는 돈

1           0
 
다음글 붉은 꽃
이전글 40대 내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잘못된 생활습관
 
최근 인기기사
  캘거리, 렌트하는 사람 비율 캐..
  (CN 주말 단신) 캐나다데이 ..
  3연패 후 3연승…에드먼튼, 8.. +3
  앨버타, 연방 치과 보험(CDC..
  (1보) 웨스트젯, 30일까지 ..
  여름 캠프 프로그램 줄줄이 취소..
  팬데믹 지원금 과잉 수령자 7월..
  캐나다 동부는 폭염, 서부는 겨..
  (Updated) 웨스트젯 사상 초유..
  에드먼튼 오일러스 오늘 저녁 대.. +1
  캘거리 물 비상사태에 비즈니스 ..
  국경서 ‘졸업후 취업허가(PGW..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